서울예술대학교

심재순 여사께서는 1908년 7월 11일 서울 장교동에서 태어나셨다. 이조판서 심상훈(沈相薰)대감의 아드님 심규섭선생을 부친으로, 구한말 참정대신 한규설(韓圭卨) 대감의 따님 한진호 여사를 어머니로 두셨다. 女史께서는 숙명여학교를 거쳐, 이화여자전문학교에서 수학하시다. 日本에 유학 동경여자미술대학을 졸업하셨다.

심재순 여사는 당시로선 보기 드문 신여성이었다. 구한말 명문가에서 태어나 숙명여고와 이화여전을 거쳐 동경 여자미술대학을 졸업한 인텔리 중 인텔리이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심 여사는 글솜씨도 좋았다.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줄행랑에 사는 사람들" 이 당선되었고 이때 연극과 인연을 맺어 결국 동랑 유치진 선생과 결혼에 까지 이르렀다.
東朗 柳致眞선생과 부부의 연을 맺은 후에는 본인의 탁월한 예술적 재능은 모두 접으시고, 평생을 물심양면으로 오직 내조에만 전념하시어 동랑선생의 예술을 꽃피우게 하셨다. 해방 후 1947년 유치진 선생님이 극예술협회를 만들 때 물심양면으로 후원한 것이나, 1958년 남편과 함께 전 재산을 들여 드라마센터를 설립한 것은 그녀의 연극에 대한 열정을 증명하는 상징과도 같다. 심재순 여사는 동랑 유치진 선생이 드라마센터 건립과 서울연극학교(현 서울예술대학) 창립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오직 인내로 내조하셨다.

심재순 여사께서는 동랑 선생께서 타계하신 후 1990년 9월 돌아가실 때까지 서울예전과 한국예술연구원 이사장을 맡으시며 지금의 서울예술대학이 있게 한 튼튼한 기틀을 놓으셨고, 이밖에도 우리나라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한 수많은 공로를 세우셨다.
많은 이들이 여사께서 지니셨던 단아한 기품과 미소를 되새기며, 한국적 여인상으로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